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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반도체 관세 전쟁: '최혜국 대우'와 대미 투자 압박 사이의 줄타기
    사진:연합뉴스

    美 반도체 관세 현실화, 한국의 '최혜국 대우' 카드는 유효한가

    ▣ 통상 현안 핵심 요약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와 AMD 칩을 타깃으로 한 1단계 반도체 관세(25%)를 공식화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작년 11월 한미 관세 협상에서 확보한 최혜국 대우(MFN) 조항을 근거로 한국 기업에 대한 불이익 최소화를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경쟁국인 대만이 미국 내 공장 5개 추가 증설 등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며 관세 면제 기준을 높여놓은 상태여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1. 트럼프의 '반도체 포고문' 발령: 25% 관세의 서막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지 않는 특정 반도체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이번 조치의 1차 타깃은 엔비디아의 AI 칩 'H200'과 AMD의 'MI325X'로, 대만에서 생산되어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물량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주력으로 삼는 메모리 반도체가 당장의 과세 대상에서는 제외되었다며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향후 '2단계 조치'의 불확실성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2. 한미 관세 협상의 보루: '최혜국 대우'와 조인트 팩트시트

    정부는 지난해 11월 14일 발표된 한미 관세·안보 협상 조인트 팩트시트를 강력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문서에는 "한국의 반도체 교역 규모 이상의 국가에 제공되는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최혜국 대우 원칙이 명문화되어 있습니다. 즉, 미국이 대만에 부여한 관세 혜택이나 조건보다 한국이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근거로 미국 측에 우리 기업들의 대미 기여도를 상기시키며 전략적 대응을 펼치고 있습니다.

    3. '대만 모델'의 명암: 수천억 달러 투자와 공장 5개 추가 증설

    문제는 협상의 기준점인 대만이 파격적인 양보를 했다는 점입니다. 대만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 관세율을 20%에서 15%로 인하하는 대신, 기업과 정부가 합쳐 총 5,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및 신용보증을 약속했습니다. 특히 TSMC는 애리조나 공장 외에도 추가로 5개의 반도체 공장을 더 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대만의 대규모 투자는 미국이 한국 기업에게도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청구서'를 내밀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4. "미국서 안 만들면 100% 관세": 하워드 러트닉의 노골적 압박

    미국 정부의 압박 수위는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최근 마이크론 공장 착공식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다면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라"며 극단적인 이자택일을 강요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가 이미 테일러 공장 투자를 370억 달러로 확대하고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에 패키징 기지를 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더 큰 규모의 현지 생산 시설 구축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5. 한국 반도체의 선택: 협상 유지와 국내 경쟁력 강화의 조화

    전문가들은 현지 투자를 통한 미국 빅테크와의 협력 확대를 기회로 삼으면서도, 국내 산업 생태계가 공동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관철하는 한편, 국내 반도체 투자에 대한 과감한 지원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지켜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2단계 관세 조치가 현실화되기 전,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관세 상쇄 프로그램' 도출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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