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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의 본질과 노동권의 후퇴: 성과급의 지역사랑상품권 지급 법안이 불러온 파장과 쟁점

    임금의 본질과 노동권의 후퇴: 성과급의 지역사랑상품권 지급 법안이 불러온 파장과 쟁점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 및 노동계 반발 요약]
    더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단체협약이나 근로자의 동의가 있을 경우 임금(성과급 등)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 등 현금 이외의 수단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통화 지급 및 직접 지급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노동계는 고용 관계의 불균형 속에서 '명시적 동의'가 사실상 강요될 수 있으며, 사용처가 제한된 상품권 지급은 실질임금 삭감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발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법안의 전면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1. 법안 발의가 촉발한 노동계의 분노: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임금 원칙의 충돌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임금 지급에 있어 엄격한 대원칙을 고수해 왔다. 통화로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과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에서 기업의 성과급이나 보너스를 현금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노동계 전체가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노동의 대가로 받는 임금이 정책적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와 노동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단체협약에 명시적인 규정이 존재하거나 근로자 본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 임금의 일부분을 법정 통화가 아닌 지역사랑상품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른 수단으로 대체 지급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일제히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사법적·도덕적 저지선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며 법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임금은 노동자가 흘린 땀방울의 온전한 보상이어야지, 결코 강제적인 지역 경기 부양책의 재원으로 유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2. '명시적 동의'라는 허울과 권력 불균형: 현장에서 제기되는 강요의 위험성

    이번 개정안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라는 안전장치가 존재하므로 노동권 침해의 소지가 적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러한 주장이 법적 서류 위에만 존재하는 순진한 발상에 불과하며, 실제 거친 노동 현장의 역학 관계를 전혀 모르는 탁상공론이라고 일축한다. 기업과 노동자라는 고용 관계 내부에는 메울 수 없는 압도적인 힘의 불균형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형식적으로는 '자율적 동의'의 형태를 취하겠지만, 실제 채용 과정이나 엄격한 인사평가, 수직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노동자가 사측의 상품권 지급 제안을 당당하게 거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동의하지 않는 노동자에게 무형의 불이익이나 눈총이 가해지는 사실상의 동의 강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 자명하다는 뜻이다. 민주노총 역시 고용 관계의 종속성을 고려할 때 진정한 의미의 자유의사란 존재하기 어렵다며,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수많은 사업장에서 성과급의 상품권 지급이 강제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3. 실질임금 삭감으로 이어지는 사용 제한: 유효기간과 골목상권의 한계성

    노동계가 우려하는 또 다른 치명적인 핵심은 바로 노동자의 실질적인 구매력 저하와 재산권 침해 문제이다. 현금은 전국 어디서나, 언제든지, 어떤 용도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반면 지역사랑상품권은 사용 가능한 가맹점과 지리적 범위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일정한 유효기간까지 설정되어 있어 자산으로서의 유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형마트나 병원, 혹은 온라인 쇼핑몰 등 현대인들의 필수적인 소비 구조 속에서 지역상품권은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이다. 민주노총은 이 점을 명확히 지적하며 "사용처와 지역이 묶여 있고 기간이 지나면 소멸하는 상품권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현금과 비교했을 때 사실상 실질임금을 삭감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노동자가 열심히 일해 얻은 결실을 특정한 방식으로만 소비하도록 강제하고 제한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 원칙에도 위배되며, 노동자의 가계 경제를 인위적으로 왜곡하는 부작용을 낳을 뿐이라는 진단이다.

    4. 차별적 발상이라는 도마 위의 논란: 외국인 노동자의 해외 송금 비중 지적

    이번 법안을 발의한 박민규 의원은 개정안의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소비 행태를 언급하여 더 큰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박 의원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소득의 상당 부분을 고국으로 송금하는 비중이 높아, 이들이 받는 성과급이 국내 골목상권이나 지역 사회로 재순환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비교적 미비하다는 점을 제도 도입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발언이 공개되자 양대 노총은 즉각 인권과 차별의 관점에서 맹렬한 포화를 퍼부었다. 민주노총은 "외국인 노동자가 임금을 어디에 쓰는지, 고국으로 송금을 하는지 여부를 문제 삼는 것은 국적과 신분에 따라 임금의 취급과 가치를 다르게 적용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일갈했다. 이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차별 금지 협정 정신에도 위배될 뿐 아니라, 정당한 노동을 제공한 노동자를 국적에 따라 차별적으로 통제하려는 반인권적인 시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과급의 본질은 국적을 막론하고 노동자가 창출한 생산성에 대한 정당한 대가여야 함을 명확히 한 것이다.

    5. 대안 없는 규제 완화의 위험성: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 뒤에 숨은 본질

    개정안을 발의한 측이 내세우는 명분은 전형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선순환 구조 구축'이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밀집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성과급 이윤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흘러 들어가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취지 자체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노동계는 소상공인을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또 다른 약자인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모순적 행태라고 강하게 반박한다.

    한국노총 윤민호 의원을 비롯한 노동계 관계자들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대안은 정부의 재정 정책과 소상공인 직접 지원, 세제 혜택 등 거시적인 정책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지, 노동자의 지갑을 강제로 열어 해결할 일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역사를 잊은 사회에 미래가 없듯, 근로자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임금 통화 지급의 원칙을 흔들면서 세우는 지역 경제 대안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다름없다는 경고다. 사법부와 국회는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불필요한 규제 완화 시도를 멈추고, 근로기준법의 대원칙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실효성 있는 상생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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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성과급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겠다는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일견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좋은 의도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실상은 노동자의 재산권과 선택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험천만한 법안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제공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어디에서, 어떻게 소비할지는 오롯이 노동자 개인이 결정할 절대적인 권리입니다. 이를 법률로서 제한하고 특정 지역의 상품권으로 묶어두겠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며, 고용주와 피고용인 사이의 권력 구조를 고려할 때 '동의'라는 절차는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한 강요로 전락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게다가 외국인 노동자의 해외 송금을 운운하며 소비를 강제하려는 논리는 국적에 따른 차별을 정당화하는 부끄러운 발상입니다. 지역 소상공인을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노동자의 유일한 생계 수단인 임금 원칙을 흔드는 것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입니다. 국회는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이 황당한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고, 임금의 '통화 지급·직접 지급'이라는 노동법의 근간을 엄숙히 수호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