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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산의 경고: 금산 산불 재발화 사건을 통해 본 잔불 관리와 실화의 무거움
[금산 백마산 산불 발생 및 진화 경위]
- 사건 개요: 2월 14일 밤 발생한 금산 백마산 산불이 진화 후 15일 새벽 재발화함.
- 재발화 시점: 15일 오전 4시 59분경 백마산 정상부에서 다시 불길이 솟음.
- 진화 성과: 장비 15대와 인력 112명을 투입, 8시간여 만인 오후 1시 6분 진화 완료.
- 피해 규모: 인명 피해는 없으나 산림 1,000㎡ 소실됨.
- 원인 조사: 담뱃불 부주의에 의한 실화로 추정되며 정밀 조사 진행 중.
겨울의 끝자락, 건조한 대기가 산야를 감싸고 있는 가운데 충남 금산의 백마산에서 안타까운 산불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특히 이번 산불은 한차례 진화된 불길이 새벽 사이 다시 살아난 재발화 사건이라는 점에서 잔불 관리의 어려움과 산림 보호의 엄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사실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한순간의 부주의가 소중한 산림 자원을 어떻게 앗아가는지 이번 사건의 경과를 통해 면밀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끈질긴 불씨, 백마산 정상부를 다시 삼키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14일 오후 7시 8분경이었습니다. 충남 금산군 진산면 부암리 백마산 일대에서 치솟은 불길은 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약 6시간 만에 주불이 진화되었습니다. 소방과 산림 당국은 밤샘 잔불 정리와 감시 체제에 돌입하며 안심하던 찰나, 15일 새벽 4시 59분경 정상부에서 불길이 다시 솟구쳤습니다.
이른바 재발화(Re-ignition)는 산불 진화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입니다. 지표면 아래 숨어 있던 미세한 불씨가 건조한 바람을 타고 다시 발화하는 현상으로, 이번 백마산 산불은 험준한 지형과 야간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잔불이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새벽의 고요를 깨고 다시 시작된 불길은 소방 대원들에게 다시금 사투를 요구했습니다.
2. 총력 대응의 8시간, 가파른 능선 위 사투
재발화 신고 접수 직후, 산림 당국은 즉시 비상 체제를 가동했습니다. 산불 진화차를 비롯한 장비 15대와 112명의 정예 진화 인력이 백마산으로 긴급 재투입되었습니다. 정상부라는 지형적 특성상 진화 장비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원들은 가파른 능선을 오르내리며 불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재발화 후 약 8시간 7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진 진화 작업은 오후 1시 6분이 되어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112명의 인력이 쏟아부은 땀방울은 불길이 인근 민가나 더 넓은 산림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냈습니다. 비록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대원들의 노고는 우리가 지불해야 했던 사회적 비용의 크기를 대변합니다.
3. 담뱃불이라는 작은 부주의가 남긴 상처
당국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담뱃불 부주의에 의한 실화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등산객 혹은 행인이 무심코 던진 작은 꽁초 하나가 거대한 백마산의 일부를 태운 것입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소실된 산림은 약 1,000㎡에 달합니다. 이는 수십 년간 자라온 나무와 생태계가 단 몇 시간 만에 재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산림 실화는 고의가 아닐지라도 그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담뱃불 한 점의 온도는 약 500~800도에 달하며, 건조한 낙엽 위에서는 순식간에 불꽃을 피웁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이 국가적 자산인 산림을 훼손하고, 수많은 진화 인력을 위험 사지로 몰아넣는 중대한 과실임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합니다.
4. 재발화 방지를 위한 잔불 정리의 과학과 집요함
이번 사건은 산불 진화에 있어 '주불 진화'보다 '잔불 정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지표면의 불은 꺼진 것처럼 보여도 낙엽 층 깊숙이 박힌 불씨는 며칠 동안 숨죽여 있을 수 있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를 동원한 정밀 탐색과 토양 속까지 물을 침투시키는 집요한 작업이 수반되지 않으면 산불은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특히 백마산과 같이 지형이 험한 곳은 인력의 접근이 어려워 잔불 감시에 구멍이 생기기 쉽습니다. 향후 산불 대응 체계에 있어 드론 감시나 무인 감시 센서 등을 적극 도입하여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진화 완료 선언 이후에도 일정 시간 동안 집중 감시 구역을 설정하는 매뉴얼의 강화가 절실합니다.
5. 시민 의식이 최고의 소방관이다
정부와 소방 당국이 아무리 뛰어난 장비와 인력을 갖춘다 해도, 시민들의 안전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불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산행 시 인화 물질 소지 금지, 지정된 장소 외 취사 행위 근절, 그리고 무엇보다 산림 인근에서의 흡연 금지는 선택이 아닌 의무입니다. 산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곳에 불씨를 남기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백마산은 다시 평온을 찾았지만, 잿더미가 된 1,000㎡의 땅이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이번 재발화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모두가 산불 예방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작은 담뱃불이 거대한 산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산림 보호를 위한 공동체적 책임감을 고취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