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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대법원 선례로 본 내란죄 구성요건과 '12·3 비상계엄'의 향방
1. 내란의 핵심 축: '국헌문란의 목적'에 대한 법적 정의
형법 제87조가 정의하는 내란죄의 핵심은 국헌문란의 목적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폭동입니다. 대법원은 1997년 판결을 통해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를 기관의 영구적 폐지에 국한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된다는 취지입니다. 이는 12·3 계엄 당시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의 진입을 막아 헌법기관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킨 행위가 법리적으로 내란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2. 폭동의 범위: 유형력 행사와 외포심을 유발하는 협박
내란죄의 또 다른 구성요건인 '폭동'은 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과 협박을 포함합니다. 대법원은 이를 단순히 물리적 충돌에 한정하지 않고, 해악을 고지하여 외포심(공포심)을 일으키는 일체의 행위와 이를 준비하는 과정까지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행위가 한 지역의 평온을 해칠 정도의 위력을 갖추었다면, 실제 목적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행위가 발생한 시점에서 이미 내란죄는 성립(기수)된다는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있습니다.
3. 포괄적 책임 원칙: 부분적 가담자도 면할 수 없는 공동의 죄
가담자 처벌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매우 광범위한 책임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내란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범죄 안에서 개별 피고인이 전체 폭동 행위 모두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내란 집단의 일원으로서 부분적으로 모의에 참여하거나 기여했다면 전체 내란 행위에 대한 책임을 공동으로 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는 주동자뿐만 아니라 중요 임무 종사자나 방조범들에게도 폭동 행위 전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4. 특검의 판단: 12·3 계엄은 '전형적인 내란죄'의 경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12·3 비상계엄이 대법원이 제시한 내란죄의 기준을 고스란히 밟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회 점거 및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등이 헌법기관의 권능을 무력화하려는 국헌문란 목적을 증명하며, 무장 군경을 동원한 강압적 조치는 한 지역의 평온을 해치는 폭동에 해당한다는 논리입니다. 특검은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명령권자로서 폭동을 주도했으며, 국무위원들이 이를 뒷받침하여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 했다는 점을 공소사실의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5. 엇갈린 쟁점: 방조 혐의와 국무총리의 헌법상 의무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의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총리 재판의 쟁점은 견제 의무의 이행 여부입니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막아야 할 헌법적 의무를 저버리고, 국무회의 심의라는 형식적 외관을 갖추어 내란을 방조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한 전 총리 측은 대통령의 결심을 저지할 현실적 방법이 부재했음을 강조하며 부작위에 의한 방조 성립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로 예정된 1심 선고 결과는 현대사에서 내란죄의 범위를 확정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