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지적장애 친오빠 방치 사망 사건: 여동생에게 집행유예 선고, 증거 부족으로 주요 혐의 무죄 판단
지적장애인 친오빠를 보험 가입 직후 발생한 잦은 사고로 크게 다친 상태에서 방치하여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여동생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도정원 부장판사)는 유기치사 및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7·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취약계층인 장애인에 대한 가족의 보호 의무를 저버린 비극적인 사건임과 동시에, 보험금을 노린 범행 의도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법조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I. 지적장애인 오빠의 비극적 사망 경위
사망한 친오빠 B씨(48)는 지적장애인으로, 2013년 9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각종 사고를 무려 7차례나 당했습니다. 이로 인해 B씨는 안구 손상, 안와골절, 늑골 다발성 골절 등의 심각한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으로부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었습니다. A씨는 B씨를 대구 소재 자택에 홀로 방치한 채 위중한 상태에 놓인 오빠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결국 B씨는 2014년 8월, 상태가 급격히 위독해지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병원 도착 다음 날 끝내 숨졌습니다. 당시 B씨는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대소변도 가릴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되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지켜지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가족의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장애인을 무참히 방치했다는 점에서 범죄의 비인간적인 특성이 부각됩니다.
II. 검찰의 '보험금 노린 고의 방치' 주장과 법원의 판단
검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유기치사를 넘어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으로 판단하고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그 근거는 B씨가 각종 사고를 당하기 직전 본인 명의로 5개 보험에 가입된 점 등을 통해 A씨가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고의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 대해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검찰의 구형량과 달리 유기치사와 일부 사기 등 핵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검찰이 주장한 A씨의 고의성 및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 그리고 보험금 편취 목적의 사기 혐의를 입증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했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함으로써 친오빠에 대한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III. 공범 남편의 도주와 '영구미제' 회부 검토
이번 사건에는 A씨뿐만 아니라 그의 남편 C씨(48) 역시 공범으로 구속 기소되었으나, 재판 과정에서 사법 정의 구현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C씨는 2017년 선고 직전 보석으로 풀려난 뒤 현재까지 도주한 상태입니다. 이들 부부의 재판은 C씨의 도주로 인해 오랫동안 미뤄져 오다가 지난 7월 법원이 A씨에 대해서만 재판을 재개하여 이날 선고를 내리게 된 것입니다.
법원은 도주한 C씨의 재판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소재를 파악하기 전까지 선고를 미루는 영구미제 사건(permanently unsolved case)으로 회부하는 것을 검토 중입니다. 이는 피고인의 도주로 인해 사건의 진실 규명과 처벌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여줍니다. 공범 중 한 명이라도 사법부의 심판을 피하고 있는 상황은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사법 불신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사당국의 조속한 검거가 요구됩니다.
IV. 장애인 보호 의무와 법적 책임의 무게
이번 사건은 가족 내 장애인 학대 및 유기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지적장애인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이며, 가족의 돌봄과 보호는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A씨가 친오빠에게 행한 방치는 단순한 태만을 넘어 인간의 기본 도리를 저버린 행위로, 우리 사회가 장애인 복지와 보호 시스템을 얼마나 더 강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무거운 숙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비록 법원이 일부 혐의에 대해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으나, 유기치사라는 혐의 자체가 담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과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을 고려할 때, 법적 처벌의 경중을 떠나 도덕적 책임은 막중합니다. 특히 보험금 편취 의혹이 제기된 점은 파렴치한 재산상의 이득을 위해 가족의 생명권을 유린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의 목소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수사기관은 도주한 C씨의 소재를 신속히 파악하고, 이들 부부의 전체적인 범행 의도를 명확히 규명하여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