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 '치매 노모'를 향한 무참한 손길: 용인 존속학대치사 사건의 비극
📌 용인 동부경찰서 존속학대치사 사건 요약
- 사건 개요: 용인 자택에서 10년째 치매를 앓던 80대 어머니를 3개월간 상습 폭행하여 숨지게 한 50대 아들 A씨 구속 송치.
- 범행 동기: "어머니가 밥과 약을 제때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 등을 이용해 상습적 폭력 행사.
- 결정적 증거: 집 내부에 설치된 홈캠(Home-cam) 영상 분석 결과, 3개월간의 지속적인 학대 정황 포착.
- 혐의 변경: 단순 폭행을 넘어선 지속적 학대가 입증됨에 따라 존속학대치사로 죄명 변경 적용.
Ⅰ. 무너진 인륜의 현장: 3개월간 이어진 소리 없는 비명
치매라는 긴 병마와 싸우던 80대 노모에게 돌아온 것은 아들의 따뜻한 보살핌이 아닌 무참한 폭력이었습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치매를 앓는 어머니 B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50대 아들 A씨를 존속학대치사 및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습니다. 지난 9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3개월간 이어진 이 비극은, 자식의 도리를 저버린 행위가 일시적인 실수가 아닌 반복적이고 계획적인 학대였음을 시사하며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Ⅱ. 홈캠에 박제된 진실: 은폐될 수 없었던 학대의 기록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집 내부에 설치되어 있던 홈캠(Home-cam)이었습니다. 당초 A씨는 어머니가 숨진 것을 발견하고 직접 신고하며 "전날 때린 사실이 있다"고 일부 시인했으나, 경찰의 정밀 분석 결과는 더욱 참혹했습니다. 한 달 치 영상을 넘어 석 달 치 분량을 전수 조사한 결과, A씨가 어머니의 뺨을 수차례 때리거나 신체 곳곳을 가격하는 등 지속적인 학대 정황이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아들의 변명은 영상 속 증거 앞에 무력화되었습니다.
Ⅲ. "약을 안 먹어서 때렸다": 핑계가 될 수 없는 가해자의 변명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 동기에 대해 "어머니가 치매 증상으로 인해 약과 식사를 거부하여 이를 훈육하는 차원에서 때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의 합리화라고 지적합니다. 10년 가까이 치매 노모를 홀로 수발하며 겪었을 '간병 살인'의 심리적 압박을 고려하더라도, 저항 능력이 없는 고령의 환자에게 가해진 무차별적인 골절과 멍 자국은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 보살핌이 필요한 대상을 화풀이의 도구로 삼은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Ⅳ. 존속폭행치사에서 '학대치사'로: 법리 적용의 엄중한 변화
경찰은 당초 A씨에게 존속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존속학대치사로 혐의를 변경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법적 용어의 변경을 넘어선 의미를 가집니다. 일회성 폭행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피해자의 인격과 생존권을 짓밟는 '학대' 행위가 사망의 원인이 되었음을 사법 당국이 공식화한 것입니다. 비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소견상 직접적인 사인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경찰은 축적된 영상 증거를 통해 지속적 학대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Ⅴ. 간병의 한계인가, 인간성의 파멸인가: 우리 사회의 숙제
이번 사건은 독거 혹은 단둘이 지내는 치매 가구가 겪는 고립된 환경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2015년부터 단둘이 지내온 이들 모자에게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번 사건은 간병의 고통을 넘어선 인간성 파멸의 비극입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노인 학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지금, 노인 보호 체계의 재점검과 더불어 존속 대상 범죄에 대한 엄중한 사법적 처벌만이 제2의 비극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