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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의 정점: 원희룡 전 장관 특검 출석과 사법적 쟁점 분석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이 오는 23일 오전 10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합니다. 앞서 특검팀은 두 차례 출석을 통보했으나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못했고, 지난 15일에는 원 전 장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2023년 국토부가 고속도로 종점을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 검토한 경위와, 논란 직후 원 전 장관이 단행한 '사업 백지화 선언' 과정의 적법 절차 위반 의혹(직권남용) 규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 원 전 장관은 부당한 법 적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1. 지지부진했던 수사의 전격적인 국면 전환: 두 차례 불발 끝에 성사된 소환 통보
대한민국 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해 온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수사가 드디어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윗선'을 향해 칼날을 정조준하고 있다.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은 18일 공식 언론 공지를 통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피의자 소환 조사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혐의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출석 성사는 특검팀의 끈질긴 추적과 압박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앞서 특검팀은 원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서를 두 차례에 걸쳐 발송했으나, 송달 주소지의 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다는 뜻의 '폐문부재' 사유로 인해 반송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의도적인 소환 기피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특검팀이 전격적인 강제수사와 강력한 소환 의지를 천명함에 따라 원 전 장관 측도 결국 법적 대응을 위해 출석에 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지지부진하던 사법 절차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2. 특혜 의혹의 시발점: 강상면 종점 노선 변경과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 소유 논란
본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난 2023년 발생한 노선 변경 사태의 전말을 틔워볼 필요가 있다. 당초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은 2021년 엄격한 경제성과 정책성 검증 단계인 국책사업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한 상태였다. 당시 확정된 원안의 종점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일대였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2023년 5월, 대안 노선이라는 명목하에 종점을 양서면이 아닌 강상면 일대로 변경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변경이 검토된 강상면 종점 부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토지가 집중적으로 소재해 있다는 사실이 언론과 시민사회를 통해 폭로되면서 발생했다. 고속도로 종점부와 나들목이 신설될 경우 주변 지가가 천문학적으로 상승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책사업의 노선이 특정 유력 인사의 사익을 위해 불투명하게 변경되었다는 '정치적 특혜 의혹'으로 확산된 것이다. 예타까지 끝난 대형 국책사업의 기조가 뚜렷한 과학적 근거 없이 급변했다는 점은 정권 차원의 도덕성 시비로 번지며 거센 폭풍을 몰고 왔다.
3. 충격적인 '사업 백지화 선언': 특검이 주목하는 직권남용과 절차 위반의 쟁점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국회와 여론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가해지자, 당시 국토교통부 수장이었던 원희룡 전 장관은 2023년 7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전격 선언했다. 정치적 오물을 뒤집어쓰느니 사업 자체를 무효로 돌려 의혹의 싹을 자르겠다는 극단적인 처방이었다. 그러나 이 선언은 곧바로 또 다른 사법적 위법성 논란을 촉발하는 부메랑이 되었다.
현재 권창영 종합특검팀이 가장 예리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핵심 사법적 쟁점이 바로 이 '백지화 과정'이다. 수조 원의 국가 재정이 투입되고 수만 명의 지역 주민의 숙원이 담긴 국책사업을 장관 개인의 독단적인 선언이나 불투명한 정무적 판단만으로 백지화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특검은 원 전 장관이 국가재정법, 도로법 등 관련 법령이 정한 국가 계획 변경 등의 적법 절차를 전면 위반하고, 부하 공무원들에게 위법한 지시를 내림으로써 직권을 남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즉, 변경 과정의 특혜 의혹뿐만 아니라 철회 과정의 독단적 행정 역시 엄중한 사법 심판의 대상이라는 판단이다.
4. 1단계 수사의 한계와 종합특검의 출범: 강제수사 확대를 통한 '윗선' 추적
사건 초기 단계에서 이 사안을 수사했던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특검팀은 노선 변경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내부 문서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혐의 등으로 국토교통부 소속 서기관 김모 씨와 한국도로공사 실무 직원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실무진에 대한 기소에도 불구하고 대형 정책 결정의 최종 결재권자이자 배후로 지목된 원희룡 전 장관의 구체적인 가담 여부나 법적 혐의는 완벽히 규명하지 못해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통을 이어받은 권창영 종합특검팀은 한층 강도 높은 압박 수사를 전개해 왔다. 특검팀은 지난 3월 원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단행한 것을 시작으로, 4월에는 정부의 데이터가 집적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국토교통부 본부, 그리고 핵심 라인이었던 백원국 전 국토부 차관의 집무 공간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며 광범위한 물증 확보에 나섰다. 이러한 탄탄한 사전 포석이 있었기에 최종 책임자에 대한 직접 소환 조사가 성사될 수 있었다.
5. 결정적 스모킹 건 확보: 15일 휴대전화 압수와 원희룡의 격렬한 정면 돌파 의지
이번 소환 조사를 불과 일주일 앞둔 지난 15일, 특검팀은 수사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강제 조치를 단행했다. 원희룡 전 장관의 신형 휴대전화를 전격 압수한 것이다. 현대 형사 수사에서 디지털 포렌식의 핵심인 휴대전화 압수는 피의자의 실시간 의사소통 기록, 은밀한 지시 사항, 관계자들과의 모의 정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통한다. 특검팀은 압수한 단말기 분석을 통해 노선 변경 및 백지화 발표 전후로 대통령실이나 제3의 정치권 인사들과 오고 간 교감의 흔적을 추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원 전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극도의 불쾌감과 함께 결백을 주장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영장 집행 직후 올린 글에서 특검 수사를 사법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무리한 수사와 부당한 법 적용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자신이 행한 행정 조치들은 국정 혼란을 막기 위한 장관의 정당한 정책적 재량권 행사에 해당할 뿐, 어떠한 사익 추구나 위법성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23일 펼쳐질 특검 스튜디오 안에서의 법리 공방은 향후 대한민국 정계와 사법 지형을 흔들 거대한 지각변동의 서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